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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장

송희재는 이를 악물었다. “아이는 뜻밖에 생긴 거예요. 아빠는 이미 죽었어요. 큰형이 아빠고요. 몇 년 동안 내가 환희를 돌봤으니 내가 대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수양딸이 결혼하지 않았다는 말은 서정희도 들었다. 송희재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아끼는 걸 보니 동생의 명예를 위해서인 것 같다. 같은 여자로서 서정희도 이해할 수 있었다. 비를 맞아봤기에 다른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이상 이 문제에 집착하지 않았다. “좋아요. 문환희 씨는 매우 온화하고 선량한 사람이에요. 분명 이 아이를 매우 걱정하고 있을 거예요. 아이의 일은 송희재 씨가 직접 말하세요. 만약 아이를 유산하기로 하면 그 후에 나에게 연락하면 돼요. 내가 몸조리해 줄 테니까. 몸조리 잘하면 나중에 아이를 다시 가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정말이에요?” “그건 장담할 수 없어요. 몸조리는 내가 봐줄 수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지는 본인의 운명에 달려 있어요. 낙태는 한 달 이후, 3개월이 되기 전에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서정희는 시간을 힐끗 본 후 말을 이었다. “내 말을 문환희 씨에게 잘 전해주세요.” “알겠어요. 더 이상 붙잡고 있지 않을게요.” 송희재는 서정희가 오래 머물면 그와 문환희의 관계를 들킬까 봐 걱정되었다. 지금 한송이와 부씨 집안은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서정희 때문에 일을 그르칠 수 없다. 이렇게 오랫동안 참은 것은 마지막을 위해서니까! 서정희가 돌아서서 문을 열려고 할 때 뒤에서 송희재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정희 씨.” 서정희의 발걸음이 잠시 멈추자 송희재가 한마디 했다. “고마워요. 진심으로.” “괜찮아요. 도와드린 게 없는데요. 송희재 씨와 정훈 씨 사이에 맺힌 원한은 두 분 일이에요. 저는 단지 같은 여자로서 문환희 씨가 불쌍할 뿐이고요.” 서정희가 문을 열고 나갔다. 서정희와 문환희를 우연히 만나게 한 하늘의 뜻을 누가 거역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하늘이 문환희를 구하라고 그녀를 보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문환희도 꽤 명이 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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