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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장

염정훈의 긴 팔은 그녀를 품에 꼭 껴안으며 차가운 몸을 녹여줬다. 서정희는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두 손으로 허리를 감쌌다. “움직이지 마. 잠깐만 이렇게 있어.”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고독을 동반자로 삼으며 살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해 질 녘까지 혼자 외롭게 지냈다. 지칠 줄 모르는 새처럼 지냈던 그녀는 이제 쉴 곳을 찾고 싶었다. “알았어.” 염정훈도 그녀의 말에 응하더니 은은한 별빛 속에 서정희를 가만히 끌어안고 있었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기에 상대방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귓가에 은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희야, 나 여기 있어.” 서정희는 그의 강한 심장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난방 때문에 몸이 뜨거워져 땀이 흐르자 그제야 염정훈을 밀어냈다. “좀 괜찮아졌어?” 염정훈이 물었다. 서정희는 마치 충전이라도 한 듯 보였다. “많이 좋아졌어. 먹을 것 같은 거 없어?” “잠깐만 기다려.” 염정훈은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 서정희도 불을 켜지 않았다. 별빛만이 온방 안을 누런 빛으로 물들였다. 부엌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염정훈은 스테이크 두 개와 와인,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디저트와 버섯 수프를 내왔다. “신경 많이 썼네.” 서정희가 칭찬했다. “오늘 부씨 저택에서 나온 거 알고 아침 일찍 와서 준비했어. 회심 병원에 갔던 거야?” 서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행적은 숨길 수가 없네. 가는 길 내내 환자에게서 정훈 씨 관련된 얘기를 많이 들었어. 특별기금을 만들었고 비싼 재료비까지 보탰다며? 정훈 씨의 약값이 가장 싸대. 일반인들도 모두 이곳을 즐겨 찾고 전문가도 많다면서.” “다 예전에 네가 제안한 컨셉이잖아. 그 컨셉이 좋았던 것이고 나는 너 대신 꿈을 이뤄준 것뿐이야.” “병원에 이윤이 남지 않을 것 같은데?” 운영방식만 봐도 서정희는 바로 알았다. “응,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나고 있어.” 염정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마 유일하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 자선병원이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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