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5장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문환희의 전 반생은 송씨 집안에 겨우 입양돼 인생이 바뀌었다. 송희재를 만난 것은 그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다. 그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그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싶었을 뿐이다. 하늘은 어떻게 이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어렵게 얻은 아이까지 이렇게 빼앗다니... 그녀와 송희재는 서로를 한없이 사랑하고 있다. 어느 한쪽도 덜 사랑하지 않는 쪽이 없다. “희재야, 아이를 유산하긴 할 건데 좀만 더 있다가 하면 안 될까? 어쩌면… 어쩌면 앞으로 다시 임신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잖아.” 송희재는 손을 뻗어 그녀 눈가의 눈물을 쓰다듬었다. “바보야, 긴 고통은 짧은 고통보다 못해. 아이가 크면 클수록 더 섭섭할 거야.” 문환희는 더 서럽게 울었다. “그저 엄마로서의 심정을 느끼고 싶을 뿐이야.” “알았어, 알았어. 울지 마, 네 말대로 할게, 3개월 전에는 반드시 없애야 해.” 문환희는 눈시울을 붉히며 대꾸했다. “알았어.” 이때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송희재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연속 세 번 끊은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한송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희재 씨, 오늘 또 안 올 거예요?” 예전까지만 해도 인내심이 강한 송희재였지만 서정희가 부남진의 손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완전히 시큰둥해졌다. 한송이가 부남진의 유일한 핏줄이라는 우위조차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머리가 둔한 한송이는 사람의 호감을 사지는 못할망정 비호감만 불러일으키니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환희에게 이런 일이 생겼으니 한송이에게 좋은 태도로 말할 기분이 아니었다. “응, 처리할 일이 있어.” 한송이는 불만을 토로했다. “요 며칠 입덧에 몸살까지 났어요. 희재 씨, 보고 싶어요.” 송희재는 눈살을 찌푸렸다. “바쁘지 않으면 갈게. 급한 일이 있어서 이만 끊어.” 문환희의 눈물 자국이 가득한 얼굴을 본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환희야, 미안해. 한송이를 건드리는 게 아니었어.” 차라리 진작 알았더라면 이런 수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