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6장

서정희는 서둘러 떠났다. 부씨 집안의 전용차가 공항까지 바래다줬고 비행기는 이륙한 후 평성시에 착륙했다. 혹시라도 부남진이 조급해할까 봐 일부러 그에게 행방을 알려줬다. 평성시에서 좀 더 가면 국경에 도착한다. 이 기간 동안 양국 간에 마찰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출발하는 것은 분명 매우 위험했다. 국경 주민은 모두 빠져나갔지만 서정희는 변장한 후 블랙 X가 마중 나온 차에 올라타 몰래 국경을 넘어야 했다. 그녀의 레벨은 S급으로 한가하거나 아니면 최상급의 위험한 미션이 주어졌다. 서정희는 지저분해 보이는 승합차에 올라탔다. 차량 내부에 있는 탄약과 무기는 물론 타이어까지 방탄용으로 특수 개조되었다. 서정희는 진작 또 다른 얼굴로 바꿨다. 이것 또한 그녀가 몇 년 동안 사용했던 신분이다. 다른 사람들은 가짜 신분을 찾을 수 있다. 단지 이 얼굴의 주인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태블릿을 들고 손가락으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귀에 블루투스 헤드셋을 연결하고 신원 정보에 로그인한 후 마침내 블랙 X 시스템에 접속했다. 화면에 로봇 인형이 나타났고 블루투스 이어폰에서도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신원확인 완료, 지금 임무를 부여한다.” 컴퓨터에 이번 임무의 상세한 목표들이 나열되었다. 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서정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어떻게 이 사람일 수가! C 국의 수장 신동우이다. 그녀는 이번 임무가 그리 간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짐작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 줄은 몰랐다. 시선은 계속 아래로 훑으며 내용을 꼼꼼히 확인했다. 다행히 신동우를 암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손에 넣어야 했다. 이 반지는 한 아지트를 여는 키이다. 서정희는 손가락으로 계속 화면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앞쪽은 신동우의 인적사항이었고 아래쪽은 검은 반지가 여러 곳에서 포착된 모습이었다. 보아하니 신동우는 반지를 함부로 빼지 않는 것 같다. 그런 남자에게서 반지를 빼는 것은 호랑이 엉덩이의 털을 뽑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자료를 보면 볼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