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7장

서정희의 손이 어느새 죽은 사람들의 사진에 멈췄다. 정말 피비린내 나는 현장이었다. 껍질이 벗겨지고 팔다리가 잘렸다. 피를 많이 흘리고 변태적인 데다 학살까지 즐기는 인간이었다. 정말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런 사람과 정말 접촉해야 나는 것일까? 정말이지 서정희는 이런 정신병자와 편집적이고 병적인 인간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임무를 거절해도 돼?” “보스와 만날 기회를 놓치겠다는 거야?” 시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너는 우리 보스의 열렬한 팬 아니었어? 이번 임무만 완성하면 우리는 올해의 우수 직원이 될 거야. 연말 표창 대회에서 보스가 직접 상을 줄 거야.” 서정희는 이마를 짚었다. 하마터면 이 일을 까먹을 뻔했다. 처음에 블랙 X에 들어간 이유는 자신을 암살한 진상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보스를 수소문하다가 발각되었다. 그러다 보니 서정희는 보스를 오랫동안 우러러본 우상이라고 이야기를 지어낼 수밖에 없었다. 이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그녀는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 보스에 대한 경모를 드러냈다. 이 블랙 X도 사실 변태 같은 조직이었다. 3년마다 연말 총회를 개최한다. 서정희는 우수 직원이 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 이게 보스를 만날 유일한 기회다. 앞서 시후와 파트너가 되었을 때 그는 서정희에게 블랙 X에 들어온 이유를 물었다. 서정희는 대충 둘러댔지만 시후는 염두에 두고 있었다. 서정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이야? 사장님 같은 신급 인물을 내가 어떻게 볼 수 있겠어?” “정말로 그렇게 보고 싶어? 킬러 조직자야. 분명 심술궂은 사람일 거야.” “네가 뭘 알아? 세상에 용병, 킬러 조직이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상위권을 차지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게다가 본인도 이렇게 많은 전문 킬러를 두고 있잖아. 드라마에 나오는 악마처럼 정말 멋져.” 말을 하면서 서정희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마치 큰 기대를 하며 소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