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4장

신동우는 염정훈에게 안겨있는 여인을 한눈에 발견했다. 도자기 인형 같은 얼굴에 수줍은 빛이 가득했고 양 볼은 복숭아꽃처럼 연분홍빛을 띠고 있다. 흰색 치마가 그녀의 섬세함을 돋보이게 해 부드럽고 우아해 보였다. 하얗고 가는 목은 매우 아름다웠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서정희는 더욱 쑥스러워했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싫다면서 너 좀 봐.” 염정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입술을 맞췄다.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애정의 미소가 걸렸다. “내 와이프에게 키스하는 것이 어때서?” 말을 하면서 눈썹을 치켜들고 신동우를 바라봤다. “신동우 씨가 괜찮죠?” 서정희는 어이없다는 듯한 얼굴로 눈앞의 속 좁은 남자를 바라봤다. 신동우가 서정희를 좋아하게 된 것을 안 염정훈은 어젯밤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다. 신동우는 머릿속에서 서정희의 프로필을 떠올렸다. 서정희는 결혼 후 조산했고 이혼한 뒤 또 한 번 조산해 지금은 슬하에 아이가 없다. 아이가 넷이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 서청의 말이 틀렸다. 몸매는 서청과 비슷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매우 다르다. 대학도 졸업하지 않고 주부가 된 여자가 어떻게 그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질 수 있겠는가? 신동우는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요. 와이프가 먼 길 오셨다고 해서 특별히 이런 것들을 준비했어요. 어젯밤 일은 죄송했어요.” 서정희는 원래 염정훈의 숙소에 하루만 머물다 내일 떠나려 했다. 신동우와 갈등을 빚기 싫었다. 하지만 신동우가 이렇게 말한 이상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염정훈의 옆에 기대어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신동우 씨를 너무 귀찮게 하는 거 아닐까요?” 목소리는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웠다. 걸핏하면 큰소리로 자신을 불량배라고 욕하는 서청의 성격과 천차만별이었다. “사모님, 별말씀을요. A국에서 불쾌한 일들이 있었잖아요. 이번 기회를 빌려 저도 과거의 원한을 풀고 싶어요. 여기 사람으로서 당연히 여러분을 잘 대접해야죠.” 염정훈은 서정희를 끌어안고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