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6장

할아버지의 관심 어린 눈에 서정희는 입을 달싹였다. “할아버지, 내가 신동우를 속였다는 것을 신동우도 알았을 겁니다.” “알면 어때서? 그 반지는 이미 폭발했어. 그들의 임무도 실패했고. 게다가 머리 아픈 병까지 다 치료했는데 또 무엇을 원하는데?” 이 사건은 분명 그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신동우에게는 증거가 없으며 설령 찾았다고 해도 서정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서정희가 걱정하는 것은 계속 이렇게 속이고 있는 것이다. 신동우는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A 국에 불리한 일을 저지르면 서정희는 대역죄인이 된다. “혹시 폐를 끼칠까 두려워요.” “멍청한 계집애, 정훈이가 너와 마성에 있을 때 소피아 왕비를 구했다는 말을 들었어. 너의 무심한 행동이 여러 나라를 구했기에 전쟁을 피할 수 있었어.” “왕비요? 그 임산부가 왕비예요?” 서정희는 이제야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어쩐지 임산부에게 액세서리가 그렇게 많더라니, 왜 도망간 가족들이 그녀를 버렸음에도 액세서리를 남겨주려는지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염정훈이 직접 찾았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황비야. 황제가 사랑하는 여인이지. 그런데 황제가 즉위하던 날 갑자기 황비가 납치되어 즉위식이 중단되었어.” 그동안 휴대전화가 없어 서정희는 외부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렇군요. 그럼 소피아와 아이는 괜찮나요?” “걱정하지 마. 네 덕분에 아이를 잘 낳았고 면역도 해 주었잖아. 정훈이도 때마침 도착해서 모자는 무사해.” “그럼 됐어요.” 서정희는 대학교 때 금융을 포기하고 의학을 택한 것이 이렇게 다행이었던 적은 없었다. 그녀의 인생을 바꾸었으니 말이다. “라카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 텐데 반찬 좀 더 달라고 했으니 오늘 저녁은 든든히 먹어.” “네, 할아버지. 감사해요.” 서정희는 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너의 신분은 이미 공개했어.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손녀가 하나 더 생긴 것을 알아. 앞으로 밖에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