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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장

송광우의 얼굴에는 슬픈 기색이 전혀 없었다. “고작 애일 뿐이야. 내가 전에도 말했지. 그 계집애 몸도 약하고 어디서 굴러왔을지도 모른다고. 적당히 갖고 놀면 될 것이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어떡해?” 아버지의 말을 들은 송희재는 주먹을 더 세게 쥐었다. “아버지, 잊지 마세요. 우리가 어떤 거래를 했는지. 제가 이 집안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대신 저와 환희 일에는 간섭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두 눈이 붉게 물든 송희재는 미쳐 날뛰는 짐승 같았다. “몇 년 동안 이 집을 위해 한 일이 얼만데요! 사랑하는 여자 지키려고 더럽고 역겨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는데 그 결과가 이거예요?” 자신의 아들이 반쯤 미쳐 있는 것 같아 송광우도 고집을 꺾고 기분을 달래주었다. “그걸 내가 왜 모르겠어. 이번 일 무조건 한송이가 잘못했겠지. 근데 너도 환희 그 계집애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부씨 집안에 요구를 건네. 각하께서는 체면을 중요시하는 분이니 무조건…” “그만해요!” 송희재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제 더이상 휘둘리지 않을 거예요. 만약 환희가 죽는다면 부씨 집안 잘근잘근 짓밟아 줄 거예요.” 말을 마친 송희재가 자리를 떴다. 그때 좋은 마음으로 송환희를 입양한 것이 아니었다. 보살님이 사랑하는 아들이 큰 화를 입을 거라고 얘기한 탓에 그 화를 대신 막을 액받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광우와 김미화 부부는 고아원에서 문환희를 입양하기로 했다. 비록 문환희가 자주 아프고 골골댔지만 입양하고 난 뒤에 송희재는 기적처럼 자리를 털고 일어나 누구보다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하지만 송씨 집안 사람 누구도 송환희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다. 이 집에서 유일하게 송환희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은 송희재 뿐이었다. 수술실 앞에서 잠깐 상황을 지켜본 서정희도 그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 누구도 이 딸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송희재가 그녀를 지나치게 챙기는 모습이 남매의 정을 넘어선 듯했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서정희가 다가가 물었다. “선생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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