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1장

송희재는 무너질 것 같은 심정을 겨우 다잡고 있는데 부모란 사람들이 끊임없이 충격을 가했다. 병실에 송희재와 서정희 둘만 남았을 때 송희재가 입을 열었다. “정희 씨, 우리 환희…” “걱정 마세요. 목숨이 붙어있는 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어요. 단지 환희 씨 몸이 워낙 좋지 않아서 아이를 다시 가질 수 있을지가 문제예요.” “살아만 있다면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아요.” 송희재가 진심으로 송환희를 생각해주는 것을 새삼 느낀 서정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근데 환희 씨 아이까지 잃었는데 남자친구는 왜 보러 오지도 않는대요?” 송희재가 눈동자를 번뜩였다. “아이는 사고였다고 얘기했잖아요. 남자친구 없어요.” 이 주제로 더는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해 서정희도 사정이 있겠지 하고 더는 묻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제가 이런 말 하는게 잔혹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목숨이라도 부지한 것도 기적이에요. 아이는 처음부터 살릴 수 없었어요.” 서정희가 다부진 표정을 하고 “제가 이 일에 끼어든 이상 송환희 씨 저렇게 두지 않을 거예요. 일단 제가 돌아가서 약선 좀 만들어 올 게요. 오늘부터 몸조리 제대로 해야 해요. 앞으로 다시 임신할 수 있을 거라 보장은 못하지만 적어도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는 할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쪽도 이것 하나만 약속 해주세요. 더이상 다른 사람이 환희 씨 다치게 하는 일 없게 한다고요. 안 그러면 치료 아무리 잘 받아도 효과가 없어요.” “알아요. 제가 어떻게 다른 사람이 환희를 다치게 하는 꼴을 두고 보겠어요.” 서정희가 병실을 나와 염정훈이 기다리고 있는 차에 올라탔다. 염정훈이 바로 서정희를 품에 안았다. “왜 이렇게 죽상이야? 무슨 일 생겼어?” “아니. 환희 씨는 살았는데 아이는 못 살렸어.” “그런 상황에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너무 슬퍼하지 마. 넌 이미 최선을 다 했어. 네 탓 아니야.” 서정희가 관자놀이를 지긋이 주물렀다. “최선을 다했더라도 안타까워. 한송이가 미친 꼴을 못 봐서 그렇지 환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