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3장
부남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더니, 왔구나. 들어와.”
송희재는 여전히 그 옷차림이었다. 검정색 외투에 스며든 보이지 않았으나 손바닥과 옷깃의 빨간 피가 유난히 돋보였다.
예전에는 늘 공경과 겸손이 엿보이던 표정이 이제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때 한송이가 송희재에게 달려갔다.
“내 말 좀 들어봐. 나......”
송희재는 병원에 있을 때 집에 설치해 놓은 CCTV를 봤다. 평소에 문환희의 동태를 살피려고 설치했는데, 진실을 밝히는 도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송이가 이성을 잃은 채 문환희에게 한 짓을 확인하고 나서 송희재의 세계관이 무너졌다.
그는 한송이를 차갑게 쳐다봤다. 충혈된 눈에서 살기를 내뿜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한송이는 천천히 손을 놓았다.
송희재는 부남진에게로 걸어와서 잠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부남진도 입을 열었다.
“나도 들었어. 네 동생이 애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해서는 나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건 송이의 잘못이니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아무 의견이 없을 거다.”
부남진은 한송이를 감싸지 않겠다는 태도를 내보였다.
송희재는 부남진의 생각을 너무도 잘 알았다. 말은 그렇게 하더라도 진짜 한송이가 죽는 꼴은 보지 못할 것이다.
그저 송희재의 화가 좀 풀릴 수 있게, 그리고 한송이에게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때 송희재가 갑자기 부남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서정희는 송희재의 얼굴을 보면서 뭔가 알 것 같았다.
“뭐하는 거야? 얼른 일어나.”
한송이는 손을 내밀어 그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자 송희재가 한송이의 손을 피해 부남진을 쳐다봤다.
“여태껏 스승님의 감화와 보살핌 감사드립니다.”
부남진은 마음이 뜨끔했다. 하지만 여전히 관심어린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희재야, 그게 무슨 뜻이야?”
“아마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통화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송광우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송희재는 추측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생겼는데 각하께서 아무 것도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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