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7장

한시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송이를 어렸을 때부터 돌봐왔잖아요. 게다가 본인 아이를 잃었으니 송이를 친딸처럼 생각한 거겠죠.” “아니.” 부남진은 바로 반박했다. “이명란은 집에서 일하는 동안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녔어. 전에는 이명란이 소심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지. 만약에 일부러 그랬다면? 사람들이 자기 외모에 신경 안 쓰면 해서.” 집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달리 밖에서 이명란은 항상 떳떳했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얼굴을 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부남진의 말을 듣고 한시안도 수상함을 느꼈다. 이명란은 그동안 항상 고개를 숙이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줬다. “여보, 설마 송이가...” “당신도 이미 의심하고 있잖아?” 원래 부남진은 이명란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때마침 한시안이 영상을 보려고 했고 부남진도 보면서 전에 아리송했던 단서들이 점차 정리되었고 판단을 내렸다. “한송이는?” “방에 있어요.” 한시안은 입술을 깨물고 매우 당황했다. 설마, 말도 안 돼! “알았어. 당신은 티를 내지 마. 내가 건강 검사라는 핑계로 유전자 감정을 받아낼게. 진실이 어떻게 됐든 이명란이 좋은 사람이 아닌 건 분명해. 그러니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 한시안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그런 생각을 하기 싫었다. 하지만 의심은 생기면 점점 커지는 법이다.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거라면 우리의 아이는...” 부남진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달랬다.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마.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 둘은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았다. 한편 한송이는 침대에 앉아 이명란을 원망했다. “다 이모 때문이야. 그 썅년을 가능한 빨리 해결해서 송희재가 다시는 바람 피지 못하게 하라고 했잖아. 하지만 지금 이게 뭐야?” 이명란이 상처투성이가 됬지만 한송이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머릿속은 온통 본인 생각 뿐이었다. “송희재도 멍청하다니까. 기회를 줬는데도 잡지 못해. 날 고소하겠다니, 웃기지도 않아. 내가 질 것 같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