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7장

이날 밤, 염정훈의 품에 안겨서 편히 숙면을 취한 서정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복잡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명란은 송환희를 보고 낯익은 느낌이 들었는데 방금 한시안을 만나고 문뜩 이 생각이 들었다. 설마 송환희가 그 아이인가? 그리고 바로 부정을 했다. 그 약골은 7년 동안 독약을 먹었다. 수해에 죽지 않았어도 오래 살지는 못할 것이다. 게다가 수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시신도 발견하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는데 그 고양이 같은 약골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바람이 크게 불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이였다. 이렇게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이명란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천둥이 하늘을 뚫었고 번개에 비춘 이명란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다. 안 그래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 한시안이 꿈에서 벌떡 깨어났다. 그녀는 출산한 날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밤낮으로 힘든 진통을 겪었고 아이를 낳은 후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지쳐서 기절했다. 당시 부남진은 출장 중이었고 그녀의 곁에는 한씨 가족들밖에 없었다. 아이는 바로 인큐베이터로 보냈고 어렴풋이 누군가가 아이의 손목에 찬 이름표를 바꾼 것을 보았다. 신생아는 워낙 쭈글쭈글하고 황달이 있어 비슷하게 생겼으니 아무도 이상을 발견하지 않았다. “내 보배 딸.” 한시안은 텅 빈 방을 훑어보았다. 부남진과 오래전부터 방을 따로 썼다. 보일러를 세게 틀었지만 여전히 춥고 외로웠다. 그녀의 머릿속은 출산하는 기억뿐이었다. 그해 겨울은 매우 추웠고 특히 아이를 낳을 때 갑자기 큰 눈이 내려 아이의 이름을 한송이로 지었다. 한시안은 잠이 오지 않았고 송환희가 자꾸 생각났다. 그녀가 떠날 때 송환희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한시안은 옷을 걸고 부엌에 들어가 냄비에 있는 국을 도시락에 붓고 병원에 갔다. 한편 서정희는 총알이 염정훈을 향해 날아가는 악몽을 꾸었다. “안 돼!” “왜 그래, 정희야?” 염정훈이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물었다. “또 악몽 꿨어?” 서정희는 그의 얼굴을 만지작거렸고 그의 온기를 느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