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1장

부장성은 화가 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아예 연기도 안 해?” 염정훈은 차 문을 열더니 서정희를 바로 품 안으로 안았다. “연기인 것을 다 아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요?” 만약 염정훈이 조금만 더 힘을 가진다면 이 집안조차 성을 염씨로 바꾸어야 할 판이다. 물론 그전에 이미 부남진에게 맞아서 몸에 성한 데가 없을 것이다. 부남진은 그저 알면서 모른 척해주는 것뿐이다. 그래야 염정훈도 그나마 고분고분해지기 때문이다. “정희가 우리 염씨 저택으로 가려 하지 않아요. 물론 부씨 저택에 머물러도 상관없어요.” 부장성은 염정훈의 미친 듯한 아부를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염정훈은 마치 큰 대형견처럼 서정희를 꼬시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씨 집안에서는 그를 사윗감으로 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썼다. 그런데 지금은 그가 데릴사위가 되려고 해도 전혀 원하지 않는다. 됐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장성은 한마디 불평했다. “꿈 깨. 부씨 집안이 어디 네가 가고 싶다고 가고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곳이야?” “오라고 하든 오지 말라고 하든 무조건 올 거예요.” 두 사람이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은 분위기에 서정희가 얼른 나섰다. “능어촌은 왜 가려고 그러는데?” “한송이의 할머니가 A 시 외곽에 살고 있어. 외할머니는 구석의 어촌에 있고. 만약 다른 사람을 속이고 싶다면 너는 아이를 어디에 둘 거야?” “능어촌?” “그래. 그리고 사람을 시켜 알아봤는데 예전에 여자아이를 데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어.” 서정희가 입을 열지 않았지만 염정훈도 수소문해보고 있었다. 서정희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 부장성은 코웃음을 쳤다. “환심을 사네. 환심을.” 일행도 서둘러 능어촌으로 향했다. 작은 마을은 외진 곳인 데다 오랜 세월 개발이 되지 않아 마을 입구까지만 포장도로가 뚫려 있고 마을 안에는 오래된 건물과 비포장도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는 길 내내 서정희의 몸은 몇 차례나 흔들릴 정도로 차가 덜컹거렸다. 염정훈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