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8장

서정희는 계속 말을 이었다. “고모님도 송희재 씨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거 알아요. 그런데 억지로 떼어놓으면 마음이 우울해져서 건강을 회복하는 데도 안 좋아요.” 서정희는 문환희의 대변인이나 다름없었다. 감격에 겨운 문환희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한시안과 부남진은 눈을 마주쳤다. 겨우 되찾은 딸이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까, 떨어뜨리면 깨질까, 모든 것이 간을 조심스러웠다. 상처 같은 것은 두 번 다시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 정희 말대로 하지.” 부남진은 송희재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도 이견 없지?” 송희재는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 “환희가 있는 곳으로 갈게요.” “그래, 이만 가자.” 부씨 집안 사람들은 진작 두툼한 패딩 침낭을 준비해 문환희를 꽁꽁 감쌌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송희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부남진과 서정희가 한 차에 탔다. 부남진은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댄 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희야, 환희 상태는 어때?” 서정희는 문환희의 건강 상태를 솔직히 말했다. “처음에 병원에서 문환희를 만났어요. 그때만 해도 송씨 집안의 수양딸인 줄 몰랐어요. 그러다가 병 치료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이번에 한송이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겨우 살았지만 앞으로 몸조리를 잘해야 해요.” “정희야, 환희의 건강은 너에게 맡길게.” 부남진은 한숨을 쉬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가족 관계를 떠나서 고모를 꼭 잘 돌볼게요.” 부남진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서정희가 과장해서 말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인제 보니 문환희의 몸이 생각보다 많이 허약했다. 부씨 저택에 도착하자 차가 천천히 멈췄다. 송희재는 대문을 바라봤다. 꿈에 그리던 이곳을 문환희 덕에 들어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마음은 조금도 즐겁지 않았다. 문환희가 가족을 찾았다. 더 이상 송희재 혼자만의 보물이 아니다. 부씨 저택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한송이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