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1장

소희는 말을 할 수 없어서 자신의 행동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로 여인의 얼굴에 비볐다. “그래, 내 딸. 엄마가 왔어.” 그들은 다시 대나무숲의 오두막에 돌아왔다. 한송이도 깨어있었다. 어제 너무 시끄럽게 울어대서 진영은 아예 한송이를 기절시켰다. 진상정이 염정훈을 등에 업고 온 것을 보자 한송이는 또 울기 시작했다. “오빠, 어떻게 나를 두고 떠나갈 수 있어? 나를 데리고 가.” 그러자 차가운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계속해서 시끄럽게 굴 거면 나가요.” 그러자 한송이는 울지도 울음을 멎지도 못했다. “저 여자는 누구야?” “이분은 대표님을 구해줄 신의에요.” 진상정은 한송이가 또 성질을 부릴까 봐 미리 말했다. 늘 오만한 한송이었지만 염정훈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염정훈에게 도움만 된다면 뭘 하라고 해도 고분고분 말을 들을 것이다. 한송이는 바로 표정을 바꾸면서 말했다. “신의시구나. 제발 우리 오빠 살려주세요.” 진상정은 눈썹을 찌푸렸다. 언제 제 것이 됐다고. 이때 제숙이 문어귀에 나타났다. “왔어?” “네, 할머니.” “방금 돌아와서 잘 모를 텐데 몇 분 소개해줄게. 나랑 해인이는 40여 년 전에 한 번 만난 적 있어. 그래서 여기 하룻밤 묵으라고 했는데, 이 친구가 지금 독을 맞아 거의 죽어가고 있어. 그리고 저 여자 분은 이 친구의 약혼녀래.” 제숙의 소개에서 중점은 약혼녀였다. 여인은 담담하게 답했다. “알겠어요. 이분을 산굴에 데려가요. 소희야, 네가 길을 좀 안내해줘. 난 가서 약들을 준비할게.” 그녀는 동작이 빨랐다. 몇 사람은 행여나 신의가 마음을 바꿀까 봐 그녀가 시키는 대로 바로 움직였다. 여인은 방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다. 이때 제숙이 들어오면서 말했다. “네 모습을 보니 급하게 돌아온 모양이구나.” “네, 소희를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보고 싶었어요.” “소희가 보고 싶었던 거야? 아니면 네 전남편이 보고 싶었던 거야?” 옷을 갈아입던 여인은 동작을 멈칫했다. 그러자 제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