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2화 미안하다

지금 부시혁은 꿈속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그는 여느 때처럼 위층으로 올라가 어머니에게 아침을 먹으라고 했다. 어머니는 평소 문을 두드리면 바로 열어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방문이 닫혀 있고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소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그 후 도우미에게 백업 열쇠를 구해오라고 하고 어머니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진한 피비린내가 욕실 쪽에서 전해졌다. 부시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몇 초 동안 걸음을 멈추었다가 미친 듯이 욕실로 달려갔다. 욕실 문은 열려 있었고, 그가 욕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안의 처참한 광경을 보았다. 어머니는 욕조 가장자리에 엎드려 얼굴과 몸에 핏방울이 튀었다. 그녀의 한 손은 면도칼을 쥐고 땅에 늘어뜨렸고, 다른 한 손은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넣었다. 욕조 전체가 새빨갛게 어머니의 피로 물들었다. 어머니는 이미 온몸이 얼어붙어 생명을 잃은 상태였다. 이 장면은 부시혁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져 있어서, 매년 어머니의 기일에 그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 심지어 이 장면은 일어나지 않은 장면으로 변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죽은 어머니가 갑자기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욕조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왜 그녀의 뱃속으로 왔느냐고 묻는다. 만약 그를 임신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진작에 부 씨 가문을 떠나 자신의 사랑을 추구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피범벅이 된 손이 부시혁의 목을 졸랐다. 부시혁은 자신의 악몽에 놀라 눈을 떴고, 눈에 핏발이 서고, 호흡이 가빠졌다. 윤슬은 깜짝 놀라서 한참 만에 진정을 했고, 고개를 숙여 그의 얼굴을 토닥거렸다. “괜찮아요?” 부시혁은 들리지 않는 듯 동공이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고, 얇은 입술이 움직이며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윤슬은 허리를 굽혀 귀를 그의 입에 대고 자세히 들으니 마침내 똑똑히 들렸다. "죄송해요…죄송해요…" 죄송하다고? 윤슬은 눈살을 찌푸렸고, 눈에는 의혹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