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5화 우리 아이 가져요
원수니까 당연히 인사할 필요 없었다.
윤슬은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채연희는 그렇게 태연하지 못했다.
그녀는 윤슬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것을 보고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상실감과 억울함이 마음속을 차지했다.
"흥, 인사도 안 하고 가냐. 역시 부모 없는…… 참 버르장머리 없어!"
채연희는 보온통을 꽉 쥐며 시큰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원래 역시 부모 없는 놈이라서 인사할 줄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마 끝까지 말할 수가 없어서 억지로 말을 바꾸었다.
채연희는 계속 그렇게 윤슬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자동으로 닫히자 그제야 조금 아쉬운 표정으로 시선을 거두었다.
윤슬이 나간 순간, 그녀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닫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윤슬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좀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윤슬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만 친해지고 싶었다.
그녀가 얼마나 많은 인내력으로 윤슬을 부르고 싶은 걸 참았는지, 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채연희는 보온통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손바닥의 손톱자국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기자 회견의 영향이 그녀에게 무척 큰 모양이었다.
영향이 너무 커서 윤슬을 거의 유정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채연희는 얼굴을 비비며 자신이 정신 차리게 했다. 더 깊은 영향을 받기 전에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멈춰야 했다.
한편 산부인과 문 앞까지 온 윤슬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온 그 길이 너무 힘들었다.
그녀가 뒤돌아보지 않아도 채연희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 시선은 너무 강렬했고 자기의 몸에서 떼어지지 않았다. 자신이 그녀의 시선 범위를 벗어나서야 채연희의 시선이 완전히 사라진 게 느껴졌다.
그녀는 채연희가 왜 자신을 주시했는지 몰랐다. 그녀의 눈빛에 악의가 없었던 게 아니라면 진작 째려봤을 것이다. 방금처럼 걸음조차 멈추지 않고 떠난 게 아니라.
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