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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발끈하다

만약 맞다면……. 다들 몰래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서로의 눈에서 웃음기가 들어있는 게 보였다. 만약 정말 부시혁의 핸드폰이 울린 거라면 그의 웃음거리를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은 부시혁의 웃음거리를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언행에 전혀 실수가 없는 사람이라서 그의 웃음거리를 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렇기에 그들은 부시혁의 웃음거리를 볼 준비를 다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너무 보기 드문 일이었다. 다들 이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기대하기 시작했다. 부시혁은 다른 사람의 꿍꿍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핸드폰을 열고 화면에 보이는 문자를 보며 입꼬리가 살짝 움찔했다. 정말 그의 핸드폰이었다. 그가 방금 다른 사람을 따진 행동이 너무 가소롭고 부끄럽다고 느껴졌다. 만약 다른 사람이 문자를 보냈다면 그는 자신을 망신당하게 한 그 사람을 가만 안 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망신당하게 한 사람은 하필 그가 아끼는 사람이었다. 부시혁은 미간을 누르며 윤슬이 보낸 문자를 확인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두었다. 윤슬은 그가 회의 중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문자를 보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이때 문자를 보냈다는 건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요한 일이 그리 급하지 않았기에 전화가 아닌 문자로 보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보기로 했다. 지금은 회의가 더 중요했다. 부시혁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태연자약하게 몸을 돌려 다시 스크린 앞에 섰다. 그의 얼굴에는 전혀 다른 기색이 보이지 않았고 마치 다른 사람을 오해한 일이 전혀 쪽팔리지 않은 듯했다. 그가 어색해하지 않는다면 어색해하는 건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다들 부시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아주 덤덤하게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그의 표정을 보고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방금 부 대표가 핸드폰을 확인한 그 표정은 분명히 자기 핸드폰이 울려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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