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1화 서로를 향한 마음

그의 걸음은 조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아주 느렸다. 아마 소파에 자는 여자를 깨울까 봐 그랬을 것이다. 기껏해야 20 걸음 되는 거리를 그는 1분이나 걸려서야 도착했다. 이 마음 만으로도 사람을 감동하게 했다. 소파 앞에 온 남자는 몸을 살짝 쪼그리고 소파에 누워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윤슬은 옆으로 누워있었는데 두 손은 베개 삼아 머릿밑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다리를 살짝 웅크린 채 아주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조금 추워서 그런지 그녀는 몸을 살짝 떨었다. 그에 부시혁은 책상 쪽으로 걸어가 리모컨을 들고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였다. 그리고 윤슬이 추워서 감기 걸릴까 봐 또 휴게실에 가서 좀 두꺼운 담요를 가져와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보아하니 윤슬은 좀 더 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윤슬의 머리카락을 한번 넘겨주고 더 이상 소파에 머물지 않았다. 그리고 책상 앞으로 걸어가 업무를 처리하며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났다. 윤슬이 깨어났을 때는 벌써 오후 3시였다. 그녀의 배가 너무 고파서 꼬르륵거리기까지 했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비싸고 호화로운 테이블이었다. 처음에는 정신이 흐리멍덩해서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테이블에 올려진 홍차를 보고 나서야 자신이 부시혁의 사무실에 있다는 게 생각났다. 부시혁에게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여기에 앉아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잤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하려 했다. 그런데 자기 몸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응?" 윤슬은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떨어진 건 담요였다! '근데 내가 왜 담요를 덮고 있지?' 그녀가 잠들 때는 아무것도 덮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와서 그녀에게 덮어줬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기 전에 사무실의 문을 잠갔다. 그렇다면 여기에 들어올 수 있고 그녀에게 담요를 덮어줄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이 사무실의 주인, 부시혁! '회의를 마치고 돌아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