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3화 아버지한테 사과하다
만약 그날 그녀가 육재원을 밀쳐냈다면 그가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최소한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왜냐면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게다가 그녀는 임신까지 했다!
박 비서는 감정을 걷잡을 수가 없어서 주먹을 꼭 쥐었다.
사실 그녀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아이를 지우고 그날의 일과 철저하게 끊었어야 했다.
육재원은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낳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이 아이를 받아들이지도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녀는 육재원에 대한 감정 때문에 이 아이를 지울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배 속의 아이를 지우지 않으면 이 작은 생명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없는 아이가 될 것이다. 그건 이 아이에게도 그리고 육재원에게도 너무 불공평한 일이었다. 왜냐면 육재원을 결혼도 하기 전에 사생아가 있는 남자로 만든 거니까.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벌써 두 달이나 지났는데도 그녀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박 비서?"
윤슬은 손을 내밀고 박 비서 눈앞에 몇 번 흔들었다.
박 비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입술을 떨며 물었다.
"무슨 일이세요, 이사장님?"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창백한 얼굴로 멍때리고 있길래, 혹시 방금 제가……."
"아니요. 아니에요."
박 비서는 황급히 손을 흔들었다.
"이사장님 때문이 아니에요. 그저 고민이 있어서 그랬어요. 그래서 기분이 우울해진 거고요. 저기…… 이사장님, 저 혹시 며칠 쉬면 안 될까요?"
윤슬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쉬겠다고요?"
"네."
박 비서는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 그래서 며칠 쉬고 싶어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거든요."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돼요?"
윤슬이 물었다.
하지만 박 비서는 그저 입술을 꾹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윤슬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요. 말하기 싫으면 저도 더 이상 캐묻지 않을게요. 휴가 며칠 줄 테니까 일 다 처리하면 푹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