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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장

그게 귀엽나? “아이는 생각도 마.” 지수혁은 단번에 이서진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러면 당신이 안 되는 것에 대한 핑계를 대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데?” 이서진은 도발 쪽으로는 아주 능숙했다. 지수혁은 어두운 밤같이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두 눈빛에는 명확한 의문이 들어 있었다. “그런 족으로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생육 쪽으로 말이야.” 이서진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비록 내가 아파할까 봐, 고생할까 봐 아이를 가지지 않는다고 하긴 했지만 그게 다 당신이 안 돼서 대는 핑계일 수도 있잖아.” “안방 창가 쪽의 두 번째 서랍 안에 내 건강검진 보고서 있어.” 지수혁은 이런 류의 의심에는 사실로 증명하길 선택했다. “…” 재미없어. 지수혁을 흘깃 쳐다본 이서진은 나은과 닉을 데리고 놀러 갔다. 지수혁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들이 저쪽에서 신나게 노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진나준이 영어 원서로 된 책을 읽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대로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지수혁은 이서진도 밖에서 나오는 것이 떠올라 잠시 걸음을 멈춰 진나준에게 말했다. “나준에, 나은이랑 이모랑 밖에서 놀고 있어. 책 보다가 피곤하면 가서 같이 놀아.” “네.” 진나준이 짧게 대답했다. 지수혁이 그대로 위층으로 올라가려 하는 것을 본 진나준은 이모의 말이 떠올라 그를 불렀다. “삼촌.” “왜?” 걸음을 멈춘 지수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서진 이모에 대해 이야기 좀 나누고 싶어요.” 진나준은 애교에는 영 재주가 없었다. 진나준이 잘하는 건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지수혁의 미간에 의외라는 기색이 스쳤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끝내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진나준과 진나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는 4, 5살 난 아이는 닉과 나은처럼 천진난만하다고 생각했다.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해야할 땐 두려워하지 않으나 무대에서 내려오면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나준의 앞에 앉은 그는 자신이 마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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