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8화
그는 하루 종일 넋을 잃은 상태로 일을 했다. 아니, 하는 척을 했다. 누군가가 찾아오면 멀쩡한 척 대응했지만, 혼자가 되면 울적해져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안일우는 이토록 쪽팔리고 절망스러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
안소희는 그가 이번 일을 받아들이기 상당히 힘겨워하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그럼 이 서류부터 처리해. 나영재 쪽은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됐어. 난 그저 마음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야."
안일우가 거절했다. 그는 괜히 자신 때문에 그녀가 더 나영재와 엮이게 된 것 같아, 미안했다.
안소희도 이번에 더 말하지 않았다.
"그럼 천천히 마음 준비하고 와. 난 먼저 가 있을게."
"잠깐!"
안일우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그는 도저히 홀로 나영재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혼자 가면 왠지 더 비웃음을 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안소희가 옆에 있다면, 나영재도 함부로 그를 대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안소희가 그를 돌아보았다.
안일우가 복잡한 심경을 애써 누르며 입을 열었다.
"이 서류들 처리해 주고 있으면, 내가 그사이 어떻게든 다시 각오를 다질게."
"갈게."
안소희는 대답할 가치를 못 느꼈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할 안일우가 아니었다. 안일우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잉, 소희야."
"오빠가 돼서, 왜 이래."
"왜라니, 오빠가 애교 부리면 안 되는 다는 법이 있어?"
안소희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반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한 번만 봐줘. 진짜 안 될 것 같단 말이야. 조금만 미뤄줘, 제발!"
안일우가 애교 어린 말투로 투정을 부렸다.
한참 고민하던 안소희는 결국 그의 애교에 넘어가 주기로 했다.
안소희는 나영재에게 조금 늦을 거라고 말한 뒤,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안소희가 검토를 하면, 안일우는 결제를, 그렇게 서류 더미가 서서히 내려갔다.
안소희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안일우는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들 일하는 남자의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그는 안소희가 그런 남자들보다 더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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