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7장

잤다고? 안소희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부정했다. 나영재가 인간쓰레기는 맞긴 하지만 안소희 몰래 바람을 피우지 않을 것이며 누구와 잘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허가윤이 온다는 것을 안 나영재는 먼저 안소희에게 자기가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말했었다. 정말 이것보다 더한 인간쓰레기가 있을까? “아닐 거야.” 안소희가 바로 대답했다. 하지만 옆에서 듣고 있던 안재명은 이미 조바심이나 안절부절못했고 안소희를 꽤 걱정하고 있었다. 사실 안일우도 안소희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안소희는 안일우가 걱정하는 마음에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먼저 말했다. “먼저 얘기해. 내가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해 볼게.” ‘너 방금 아닐 거라고 말해 놓고... 말해 봤자 분명 사실이 아닐 거라고 단정 짓지 않겠어?’ 안소희는 전화기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의아한 듯 물었다. “왜 아무 말이 없어?” “한 비서가 듣기로 나영재가...” 안일우는 앞글자는 또박또박 말했지만 뒤로 갈수록 말끝을 흐렸다. 그러다 보니 안소희는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는 볼륨을 조금 높이며 말했다. “잘 못 들었어. 다시 한번 말해봐.” 안일우는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비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말씀하세요.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에요. 여기까지 말하고 멈추면 아가씨도 답답할 거예요.” 인상을 찌푸린 안일우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버둥 치다가 결국에는 말하기로 했다. “한 비서가 얼마 전에 들은 건데... 기천성이 나영재에게 여자를 보내줬는데 나영재가 받았대.” 말이 끝나자마자 안일우의 심장 박동은 귀에 선명히 들릴 정도로 빨라졌고 심장은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올 듯했다. 그는 숨을 죽이고 안소희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뭐라고!” 이때 안재명이 테이블을 ‘탁’치며 소리를 질렀다. 화가 났음이 분명했다. “둘째 삼촌... 삼촌도 계셨어요?” 심장이 두근거린 안일우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안재명은 화가 머리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