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장

“저 해명할 수 있어요.” 미간을 주무르고 있는 안소희는 멘탈이 무너졌다. 대장님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안소희가 무슨 해명을 하려는 건지 듣겠다는 뜻이었다. “저랑 제 친구가 방에 갇혔는데 방에 풍기는 향이 사람 온도를 조절해요.” 안소희는 대장님이 알아듣기를 바라며 돌려 말했다. “그래서 진정하려고 대장님한테 전화했어요.” 그 말을 들은 대장님은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진정하려고 전화를 하다니. 정말 안소희만 생각해 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진정이 됐어?” “네.” “주변은 안전해?” “안전해요.” 만족스러운 답변을 들은 대장님도 조금 마음이 놓였다. 마음이 놓였으니 물어봐야 할 말을 물으려고 대장님이 입을 열었다. “안전해졌으니 우리 얘기해야 할 일이 있잖아?” “네?” “네가 날 진정제로 쓰려고 한 일 말이야.” 대장님은 진정이라는 두 글자를 강조해서 말했다. 안소희가 제일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 거였다.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나중에 만나서 자세히 말해줄게.” 대장님은 책임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혀끝까지 온 그 말을 뱉지 못했다. 그 말을 하면 안소희가 자지러지게 놀랄 게 불 보듯 뻔했다. 안소희는 어리둥절해 났다. 만나다니? 대장님이 돌아오나? 아니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생겼나? “그 남자 샤워실에 던져버려.” 전화기 너머로 무심한 듯한 말투가 들려왔다. “부대를 떠났어도 자기를 잘 보호해야 해.” 안소희는 순순히 답했다. “네.” “그 사람 나영재야?” “!!!” 안소희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대장님이 자신한테 감시 카메라를 달지 않은 이상 어떻게 이런 일까지 알 수 있는 거지? “네 사생활이라 내가 뭐라 하지는 못해.” 대장님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진지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뭔데요?” “남자는 팀원이랑 같아. 한 번 배신하면 다시는 믿지 마.” 간결한 한마디였지만 안소희는 대장님이 자기 일을 모두 알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알겠어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