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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장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이 어른이 아니라면 안소희는 상대도 하지 않고 등 돌려 갔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어른을 존중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란 안소희는 지금 이 주제가 아무리 싫고 대화를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었다. “누구랑 결혼시키려고요?” 안소희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삼 일 뒤 너의 젊은이들의 모임이 있을 거야, 네 이름으로 신청했어.” 안 어르신은 여전히 성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그때 가면 돼.” 안소희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할아버지의 이런 명령하는 듯한 대화에 이미 익숙해졌다. 안소희가 할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은 원인도 바로 그것이다. 둘이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자 안일우는 몇 마디 하고는 안소희를 데리고 떠났다. 본가를 나와 차에 타서 안일우는 자신이 의문스러운 점을 물었다. “너 왜 아까 내가 널 도와주려는 걸 막았어?” 할아버지가 상업 결혼 말을 꺼낸 후부터 안소희는 계속 안일우에게 입을 열지 못하도록 눈치를 주었다. “말해도 결과는 똑같아, 말하면 더 화나서 혼내실 거야.” 안소희는 할아버지의 성격에 이미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말하지 않으면 그냥 잔소리만 들으면 돼.” “할아버지가 말한 그 모임에 정말 가려고?” “가야지.” 안일우가 물은 물음에 안소희는 무덤덤한 태도로 답했다. “내가 가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내가 시간 내서 가서 얘기해 볼게.” 안일우는 안소희가 자신이 싫어하는 일이 하지 않았으면 했다. “이 몇 년간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에 관심도 없었으면서 네가 이것도 저것도 다 못한다고 하시잖아.” 할아버지는 안소희가 계속 대중들 앞에 나타나지 않은 건 안소희가 아무것도 할 줄 몰라서, 자신이 안진그룹 큰 아가씨라는 게 창피해질까 봐 나타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안소희는 아주 훌륭했다. 안일우보다도 훨씬 더. “괜찮아.” 안소희는 할아버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말해도 소용없어.” 만약 말하는 게 소용이 있다면 안소희가 AY그룹을 보여주면 되는 거였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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