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9장
“나영재가 허가윤 때문에 저랑 이혼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당신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죠.”
안소희는 하세연의 생각까지 모두 짐작했다.
“어쨌든 저랑 허가윤 두 사람 모두 망가져야 나영재가 저희 둘 다 버릴 것 같다고 예상한 거 맞죠?”
하세연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교통사고가 당신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허가윤의 결백을 무너뜨렸죠.”
안소희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하지만 나영재는 결백을 중요시 하지 않았고, 그러자 당신은 또 다른 음모를 계획하기 시작한 거예요.”
“잠깐만요.”
하세연은 안소희의 말을 끊었다.
안소희는 그녀에게 말해보라고 눈짓을 주었다.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니에요?”
“전 세연 씨랑 농담할 시간은 없습니다.”
안소희가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전 정말 소희 씨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하세연은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말한 그 일이 정말로 발생한 것이라면 경찰에 신고해서 조사하게 하세요. 경찰이 사건 하나를 조사하는 건 엄청 빠르니까요.”
안소희의 시선은 하세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하세연의 사소한 눈빛과 표정 하나하나 전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씀 드릴게요. 전 나영재 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세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귀찮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왜 중학교 때 나영재가 준 인형을 아직도 갖고 있는 거죠?”
안소희는 하세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침실에다 고이 모셔놓고.”
그 말에 하세연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안소희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세연 씨 형편에 인형이 없어서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이 준 인형을 그렇게 오래 간직하고 있는 걸까요?”
“그걸 어떻게 알았죠?”
하세연은 전의 순진무구했던 말투는 온데간데없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이제 제대로 얘기해 볼까요?”
안소희가 말했다.
만약 이 일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하세연의 심리적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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