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7장

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마치 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처럼 안소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안연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언니...." "응?" 안소희가 말끝을 길게 끌었다. "고마워요, 누나!” 정기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안소희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연희에게 잘해줄게요. 절대로 연희를 서럽게 하지 않을게요!” "응." 안소희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연희가 갑자기 두 눈을 초승달처럼 휘며 웃었다. 코가 찡해진 안연희는 안소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언니, 사랑해." ‘언니가 나를 이토록 사랑하는데 어찌 반대할 리 있겠어?’ ‘나는 정말 너무 멍청해!’ "나도 사랑해." 안소희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녀는 문에 들어서면서부터 안연희의 남자 친구를 관찰했었다. 관찰해 보니 그는 정말 안연희에 잘해줬다. 안연희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사소한 부분부터 무심코 보이는 관심까지 그녀에게 안연희의 남자 친구가 안연희를 정말 사랑한다는 확신이 들게 했다. 식사를 마친 뒤, 안소희는 이 커플 사이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 ‘이 나이 때는 데이트를 즐겨야지.’ "기준아, 나, 오후에는 너랑 안 놀래." 안연희는 아직 언니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정기준은 바로 눈치챘다. "그래." 식당을 나설 때, 안소희는 음식값을 계산했다. ‘내가 있는데 애들한테 계산하라고 할 수 없지.’ 정기준과 헤어진 뒤, 안연희는 자기 언니 차의 조수석에 앉았다. 돌아가는 길에 그녀가 안소희에게 물었다. "언니, 정말 나랑 기준이가 사귀는 걸 허락하는 거야?" "허락하지 않으면 둘이 헤어질 생각이야?” 안소희는 모처럼 그녀에게 농담을 했다. "응!" 안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기 언니를 믿었다. ‘만약 언니가 나더러 헤어지라고 한다면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어쩐지 네 남자 친구가 너무 불쌍하네.” 안소희는 이렇게 한마디 내뱉었다. 안연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