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8장
나기훈은 나영재의 눈빛만 봐도 모든 것을 알 수 있었기에 그저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네 엄마, 너 많이 걱정하고 있어. 네가 돌아온 순간부터 오늘 네 기분이 별로라는 걸 알아채더라고.”
이것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텔레파시다.
아무리 잘 숨기려고 해도 부모는 다 느낄 수 있었다.
“나 괜찮아요.”
나영재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나기훈이 다시 물었다.
“안 아파?”
“소희가 겪은 고통에 비해서 이 정도 아픔은 아픈 것도 아니에요.”
나영재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
밤이 되면 비록 거리에는 환한 불빛이 켜지지만 하늘을 밝힐 수 있는 건 오직 태양뿐이다.
마치 나영재처럼, 안소희만이 그의 마음의 그늘을 없앨 수 있다.
나영재의 대답에 나기훈도 더는 길게 말하지 않았다.
다 컸으니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날 밤, 거리의 불빛은 아주 화려했지만 침대에 누운 나영재는 쓸쓸함에 온몸이 추워졌다.
아무리 잠을 자려고 애써도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런 상태는 꼬박 3일 동안 계속되었는데 사흘째 되던 날 결국 그는 몸져누웠다.
하도 성진영이 빨리 발견해서 말이지 아니면 고열로 큰일이 났을 지도 모른다.
성진우는 입원 절차를 밟고 약을 받아오는 등 분주하게 보냈다.
하루 종일 링거를 맞은 후, 나영재는 드디어 정신을 차렸고 그제야 성진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깨셨네요.”
그는 정말 나영재가 걱정되었다.
“저 정말 놀라서 죽는 줄 알았어요.”
나영재는 하얀 천장을 빤히 쳐다보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아직 떨어지고 있는 링거를 발견하고는 급기야 미간을 찌푸렸다.
“나 왜 이래?”
“40도 고열 상태가 4시간을 지속했어요.”
성진영은 지금 생각해도 겁이 덜컥 났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그 상태로 더 있다가는 정말 바보가 될 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하마터면 장기와 신경계가 손상될 뻔했다.
성진영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나영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하게 물었다.
“우리 부모님한테는 얘기 안 했지?”
“안 했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