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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장

현규는 심서에게 말할 때면 항상 차가운 태도였다. “거절해도 돼, 강요하는 사람이 없어.” 심서는 화가 났지만, 꾹 참았다. 그는 종이와 펜을 현규의 얼굴에 내던지며 거절한다고 패기 넘치게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이 제멋대로 행동하면 나영재한테 문제가 생겨, 그가 공을 들여서 얻은 거래 기회가 없어진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안 된다, 참아야 한다. “조금만 깍아 줄 순 없는 거야?” 심서는 이상하리만큼 좋은 태도로 현규와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2,000억은 어때?” 슥하는 소리가 났다. 현규는 심서의 손에서 종이를 뽑아갔다. 현규는 느긋하게 밖으로 나갔고, 더 이상 그와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 “사인할게.” 심서는 이미 현규의 손아귀에 잡혀있었다. “마지막 10초.” 현규는 졸린 듯 눈이 거슴츠레 뜨며 종이를 건네주며 짧게 말했다. “시간 초과하면 폐기.” 심서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았다. 언젠간. 심서는 이 녀석이 먹은 것을 전부 토해내게 하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원한이 깃든 감정을 다스리며 심서는 쓱쓱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행여나 심서가 돈 떼먹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현규는 인주를 건네주며 말했다. “지장 찍어.” “나 그렇게 막 억지부리는 사람 아니야.” “3초.” “...” 오늘 심서가 느낀 수치심은 1년 동안 느낀 것보다 많았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손가락을 인주에 찍으며 속으로 밑진 돈은 나영재한테서 뜯어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나 못 믿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심서는 사인하고 지장까지 찍은 종이를 건네며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 “내가 너와의 약속을 어긴 적 있어?” 현규는 심서를 훑어보더니 얄미운 말투로 말했다. “응, 못 믿어.” 심서는 할 말을 잃었다. “...” 에라잇! 역시 친하게 지낼 수가 없었다. “구해야 하는 사람은 안에 있어,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심서는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따라와.” “잠깐만.” 현규는 담담하게 말했다. 심서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또 뭐 하려고?’ 현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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