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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장

나기훈는 할 말을 잃었다. “...” ‘아들이 디스 당할 때마다 어떻게 반응하더라?’ ‘말 돌렸던 거 같은데.’ 나기훈은 신문을 옆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어서며 말했다. “과일 깎아 올게요” “꺼지거라.” 나 씨 할아버지는 간단명료하게 한마디 했다. 나기훈은 핸드폰을 들고 나갔다. 그는 반대쪽 정원까지 간 후에서야 비로소 안소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말투는 언제나 그렇듯 느긋했고, 고귀하며 차분했다. “소희야.” “네.” “지금 나 혼자야, 시은이 옆에 없어.” 나기훈은 소희를 잘해줬다. 어르신과 나기훈이 말한 시은이는 나 여사를 가리킨 것이다. 안소희는 할 말이 많았지만 정작 입을 열 용기가 없어졌다. 나 회장님도 그렇고 나 여사도 그렇고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만약 그녀가 이 비보를 그들에게 가져다준다면 너무... “왜 그래?” 나기훈의 말이 다시 핸드폰에서 들려왔다. “한 번 뵐 수 있을까요?” 안소희는 지금처럼 입을 열기 어려워했던 적이 없었다.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어서요.” 똑똑한 나기훈은 그녀의 말투만 듣고 예상했다. “영재한테 무슨 일 생겼어?” 이 말을 듣자, 안소희의 코끝은 찡해 왔다. 그녀도 이 말 한마디에 왜 이렇게 심한 감정 기복을 느끼는지 모른다. 그는 최대한 자제하며 말했다. “네.” “지금 어디야?” “강성이예에요.” “주소 보내줘, 내가 갈게.” “네.” 안소희는 나기훈이 전화를 끊은 후 주소를 보냈다. 나기훈은 전화를 끊고 한참을 서 있다 안으로 들어가 부엌에 가서 과일 한 접시를 깍은 후 평소처럼 건넸다. 나 씨 할아버지는 나기훈이 뭘 해도 못마땅해했다. “저리가 우리 방해하지 말고.” “나가봐야 할 일이 생겼어요.” 나기훈은 잘생긴 얼굴로 과일 한 조각을 나 여사에게 주었다 “당신은 나랑 갈래요 아니면 아버지랑 바둑 둘래요?” “혼자 잘 다녀와요.” 나 여사는 나기훈의 일에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 나기훈은 나 씨 어르신이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여느 때처럼 나 여사의 얼굴에 이별 키스를 하고는 자리를 떴다. 나 여사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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