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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장

이서진은 문자를 보내려던 것을 멈추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안소희를 걱정하지 않았다. 진이준이 이렇게 안소희를 배려하니, 이서진은 마지못해 그에게 안소희를 맡겼다. 한편, 안소희는 꿀물을 마시고 티끌 하나 없는 카펫 위에 앉아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에는 무슨 근심이 있는 듯 수심으로 가득했다. 야심한 밤은 그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도, 술을 마시기에도 적합하지 않았다. 안소희처럼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밤과 술에 둘러싸여 있을 때는 이성보다 감성이 더 앞섰다. 그녀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나영재가 부상을 당하고, 중추신경계통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던 사실이 그의 머릿속에서 무한대로 확대되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장님.” 안소희는 마치 길을 잃은 아이와도 같았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진이준은 길잡이와 같은 존재로,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들의 모든 현실적인 문제, 심리적 문제를 그는 쉽게 일깨어주었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진이준을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 진이준은 안소희 옆에 앉아 곁눈질로 그녀를 쳐다봤다. “왜 그래?” “만약 나영재가 정말 낫지 않으면 어떡해?” 안소희는 무릎을 껴안고 턱을 무릎에 괴고 앉아있었다. “그의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나영재는 NA 그룹의 후계자이고, 나 씨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손자이며, 시은과 나 회장이 가장 아끼는 자식이었다. 만약 심서가 결론을 내리면, 나영재는 영원히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심서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니 너무 조바심을 가지지 않아도 돼.” 진이준은 꽤 이성적이었다. 그는 안소희가 감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서의 능력으로 볼 때 큰 일은 없을 거야.” 안소희는 진이준을 올려다보았다. 예전엔 감정 기복이 별로 없었던 그녀의 눈빛은 지금 막연하기 그지없었다. “정말이예요?” “내가 언제 너를 속인 적 있어?” 진이준이 물었다. 안소희는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가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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