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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장

거의 순식간에 안소희는 나영재의 일련의 반응에서 결론을 얻었다. 그는 기억을 잃었다. “맞아. 저 사람이 바로 네 누나야.” 심서는 입가에 부드러운 웃음을 머금고 나영재를 향해 걸어갔다. “이제 네 누나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도 돼.” 나영재는 안소희를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안소희의 모습이 가득했다. 그때, 나영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당신이 정말 내 누나야?” “난…” 안소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그래. 네 누나야.” 순간, 심서가 그녀의 말을 끊고 나영재에게 설명했다. “가서 네 물건을 좀 정리해. 난 네 누나와 할 얘기가 있으니까.” 말하면서, 그는 안소희에게 자기와 함께 나가자고 눈빛을 보냈다. 복도. 안소희의 마음속에 많은 파란이 일어났다. 그녀는 전에 현규와 여러 가지 증상들에 대해 얘기했었다. 하지만 오직 이것만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안소희가 심서에게 물었다. “모든 기억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지능은 다섯 살짜리 아이와 비슷하고요.” 심서는 그녀에게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몇 가지 주의사항도 함께 말해주었다. “물론 상황이 좋지 않지만, 다른 것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지능이 다섯 살짜리 아이와 비슷할 정도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나영재는 매우 똑똑한 부류에 속했다. 이것 또한 심서가 왜 나영재를 보내고 싶은 이유였다. 그를 계속 이곳에 있게 하면 나영재는 이 기지의 모든 설비를 하나하나 재조립할 것이다. “그래도 완전히 지능을 잃어버린 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심서가 말했다. “괜찮아질 수 있는 건가요?” 안소희는 아주 혼란스러웠다. “네.” 심서가 확신했다. 그러면서 병실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언제 완전히 회복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영재를 데리고 돌아가면 그가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익숙한 곳에 데려가 예전 기억을 자극할 필요는 없을까요?” 안소희가 물었다. “당분간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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