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3장
“뭐?”
잘못 들은 줄로 안 안소희가 무의식적으로 되물었다.
“아까 떠나기 전에 내 손을 끌어당기면서 걱정해 줬잖아.”
나영재는 또박또박 말하며 한편으로는 쑥스러운 듯 입술을 오므렸다.
그냥 물어봤을 뿐인데 이렇게 좋아할 거로 생각지 못한 안소희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나영재의 시선은 좀처럼 안소희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무 말도 없는 그녀를 보며 나영재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누나.”
“응?”
“나 누나가 웃는 거 한 번도 못 봤어.”
“난 잘 안 웃어.”
“거짓말. 잘 안 웃는 사람이 어딨어.”
말투가 제법 단호했다.
“즐겁지 않거나 즐거운 일이 없으면 몰라도.”
안소희는 도대체 그의 머리에 뭐가 든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담담히 말했다.
“그거 억지야.”
“억지 아니야.”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와 똑같은 말투였다.
“나 누나 즐겁게 해주고 싶어.”
안소희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정신 연령이 고작 어린애에 불과한 나영재와 무슨 말을 더하겠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병원에서 의사가 멸균침으로 그의 물집을 터뜨려 처치해 주는데 나영재가 얼굴을 찡그렸다.
고통에 무감한 녀석이 아니었나
겉으로 멀쩡한 그를 보고 그의 정신 연령이 고작 다섯 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만약 지금의 나영재가 정말로 어린아이였다면 벌써 나영재를 안고 호호 불어주며 달래주었을 테지만 허우대 멀쩡한 겉모습 때문에 자꾸만 그 사실을 잊게 되었다.
“아프세요?”
의사가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려던 나영재는 안소희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아파요.”
“아픈 게 창피한 것도 아닌데요, 뭘.”
의사가 온 신경이 물집에 집중되어 있는 나영재를 보며 덧붙였다.
“아프다고 하면 여자 친구가 더 걱정해 줄지도 모르고... 호호 불어주면서 말이죠.”
“여자 친구요?”
나영재에겐 낯선 단어였다.
“누나예요.”
옆에 잠자코 앉아있던 안소희가 나섰다.
이렇게 어려 보이는데 누나라니, 의아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던 의사는 문득 뭔가를 깨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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