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8장

“얜 지금 정신 연령이 다섯 살밖에 안 돼….” 안소희는 헛기침을 하며 한 마디 했다. “난 몰라.” 안연희는 자신의 언니에 대한 소유욕이 아주 강한 편이었다. “그럼 난 세 살인 걸? 쓰다듬어주면 난 울 거야!” 전남편 주제에 자신과 싸우려 하다니, 절대로 이기게 둘 수 없었다! 애정 어린 손길로 안연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안소희의 두 눈에 미소가 어렸다. 여전히 어렸을 때처럼 귀여웠다. 나영재는 조금 시무룩해졌지만 안소희의 미소를 보자 저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누나, 웃었네!” “저 때문에 웃은 거예요.” 안연희는 그와 대치했다. “당신과는 상관 없어요!” “누나가 기쁘면 저도 기뻐요.” 나영재의 몹시 순수한 대답에 안연희는 멈칫했다. 눈앞의 천진하고 순진한 얼굴을 마주하자 순간 얼굴이 화끈 거리며 심경이 복잡해졌다. 비록 눈앞의 사람은 나영재가 맞았지만 그는 고작 다섯 살에 불과했다. 다섯 살…. ‘어린 애랑 뭘 싸우고 있는 건지.’ “두 사람 잠깐 놀고 있어.” 안소희는 두 어린아이가 싸우는 거로만 생각하며 어른의 위치에서 두 사람을 대했다. “간식 먹고 싶으면 경호원에게 전화하고 티비 보고 싶으면 알아서 켜서 봐. 난 일하러 갈게.” “응.” 나영재는 얌전하게 대답했다. 안소희가 물을 받고 서재로 돌아가자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나영재가 사고를 당하기 전이라면 이렇게 노려보는 게 아니라 순전히 시선만 마주쳐도 안연희는 겁을 먹었다. 하지만 지금! “좋긴 뭐가 좋아요.” 안연희는 계속 그와 싸움을 이어가려 했다. “언니 이제 일하러 갔으니까 내 말 들어야 해요.” 나영재는 아주 얌전했다. “네!” “….” 안연희는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그 말이 맞았다, 적을 상대하는 가장 좋은 무기는 진심이었다. 이렇게 얌전하고 착하고 귀여움까지 떠는 사람을 마주하니 정말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가서 물이나 따라와요.” “네.” “저쪽 서랍에서 간식 가져와요.” “네.” “과일 먹을래요.” “씻어 올게요.” 두 사람은 아이처럼 거실에서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