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7장

“나도 알아.” 진이준은 나영재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갔다. “나도 너랑 같이 있는 거 싫어.” “그럼 왜 여기에 가두는 거예요?” 나영재는 어린아이처럼 진이준과 싸웠다. 진이준은 나영재와 시선을 마주했고 두 사람의 시선이 ㅇ럭혔다. 두 눈에 불꽃이 튀는 것만 같았다. “당신이 소희 누나 좋아하는 거 알아요.” 나영재는 눈앞의 사람을 자극하기 위해 별안간 한마디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있는 한 소희 누나가 당신과 만나게 두지 않을 거예요. 평생 꿈도 꾸지 말아요.” “나 대표님.” 진이준은 별안간 호칭을 바꿨다. 말투는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차에 있을 때부터 그는 의심했다. 예전의 나영재였다면 안소희와 대치했을 리가 없었고 안소희에게 지나치게 많은 요구를 했을 리가 없었다. 나영재는 안소희가 자신을 보내버릴까 봐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안소희를 오래 보지 못했기에 그런 걸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신이 섰다. 나영재의 정신 연령은 회복이 된 것이다. 나영재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일부러 강조했다. “전 나 대표가 아니라 나영재예요. 기억력이 이렇게 나빠서야, 소희 누나가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연기 그만 해요.” 진이준은 망설임없이 그의 거짓말을 들춰냈다. “정신 연령을 회복한 거 알아요.” 나영재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굴었다. ‘내가 정말로 바보인 줄 아나?’ 지금 인정한다면 조금 있다가 소희가 오면 알려줄 게 분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방에는 CCTV가 있다는 것이었다. 소희와 제대로 관계를 맺기 전까지 그는 연기를 해야 했다. 싫어하는 사람의 앞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었다. “아직도 연기할 겁니까?” 진이준은 그의 반응에 조금 놀랐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나영재는 그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는 듯 굴었다. “나 내보내 줘요. 난 소희 누나랑만 있고 싶어요. 당신이 하는 밥 먹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