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8장
방금 전에 진이준이 들어와 안소희를 데리고 나가던 장면을 떠올린 그는 저도 모르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설마 진이준이 내가 정신 연령을 회복했다는 걸 안소희에게 말한 건가?’
만약 정말로 말했다고 해도 그는 상관없었다.
진이준에게는 증거도 없었고 자신은 안소희 앞에서 충분히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나영재.”
안소희가 그를 불렀다.
성까지 붙여 말하는 모습에는 이전의 온기는 하나도 없이 별다른 관계가 없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만 같은 태도였다.
이불 속에 놓인 나영재의 손에 힘이 바싹 들어갔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티도 내지 않았다.
“왜 그래, 누나?”
“왜 거짓말한 거야?”
“거짓말?”
나영재는 멍한 얼굴이었다.
연기가 무척이나 실감이나 보고 있으면 억울하기 그지없는 어린아이 같아 보였다.
“어제 분명 점심과 저녁을 먹어놓고 왜 안 먹었다고 한 거야?”
안소희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를 쳐다보는 눈빛에는 질책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밤에 대장한테 있었을 때도 왜 형 때리지 말라고 하면서 누명을 씌운 거야?”
나영재의 마음속에 분노가 조금 치솟았다.
‘희야는 지금 날 탓하고 있는 거야?”
“말해.”
안소희는 어린아이에게 호통을 치는 어른같이 말했다.
그녀를 흘깃 본 나영재는 꽂혀있던 링거 바늘을 뽑은 뒤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는 안소희에게서 등을 돌려 누웠다.
원래는 자신의 뜻이 아니라 성진영이 그렇게 말하라고 가르쳐줬다고 변명하려 했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니 성진영이 어떤 사람인지 안소희는 잘 알 게 분명했다. 만약 여기서 또 실수한다면 희야는 앞으로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맡길지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반드시 침착하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고려해야했다.
그런 나영재의 모습에도 안소희는 이불을 젖히지도, 그를 달래지도 않은 채 그저 엄숙한 말투로 말을 건넸다.
“그 두 일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조금 있다가 아버님에게 전화해서 널 집으로 데려가라고 할 거야.”
나영재는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안소희는 그의 이름을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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