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5장
진이준은 화를 내지 않았다. 나영재는 연기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머리도 빠르게 돌아갔다.
만약 당시에 안소희를 아프게 하지 않았다면 나영재가 몹시 마음에 들었을 것 같았다.
“형.”
나영재는 왼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말투와 눈빛에 빈틈이 하나도 없었다.
“제자규도 다 베꼈는데 이만 이전의 실수는 용서해 주실 수 있어요?”
“당연히 되지.”
진이준은 나영재와 굳이 대치하지는 않았다.
“잘못을 시인하고 고치는 아이는 착한 아이지.”
나영재는 그딴 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몹시 기쁜 듯 안소희를 쳐다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 형이 날 용서해 줬어. 아직도 내가 미워?”
“아니.”
안소희는 온화하게 그에게 말했다. 나영재를 보는 안소희의 눈빛이 조금 복잡미묘했다.
“하지만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해야 해. 앞으로는 절대로 이렇게 거짓말을 하고 사람을 속이면 안 돼. 누명 같은 건 더더욱 씌워서는 안 되고, 알았지?”
나영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래.”
“누나.”
“응?”
“사실 누나한테 거짓말한 거 하나 더 있어.”
나영재는 조금 가라앉은 눈빛으로 머뭇거리며 그녀를 쳐다봤다.
안소희는 성급히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부터 했다.
“무슨 일인데?”
“돌아가서 얘기하면 안 돼?”
나영재는 고개를 숙인 채 안소희의 손을 잡고 있었다.
“이 일은 누나랑 연관이 있어서 형한테는 알리고 싶지 않아.”
안소희는 진이준을 쳐다봤다. 진이준은 그런 안소희가 난감하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 있어 그가 신경 쓰는 사람은 안소희 한 명뿐이었다. 만약 나영재가 스스로 털어놓을 수 있다면 안소희에게는 상처가 하나 더 주는 셈이었다.
그저 안소희를 해칠만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무얼하든 상관없었다.
안소희는 나영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내 잘못을 한 것처럼 굴던 나영재에 안소희는 같이 소파에 앉은 뒤 곧바로 물었다.
“말해 봐, 무슨 일이야.”
“말하면 누나가 앞으로 날 싫어할까 봐 무서워.”
나영재는 손만 만지작댔다. 목소리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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