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7장
그렇게 한다면 건강한 나영재를 얼른 나 씨 할아버지와 나 여사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안소희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성진영이 나에게 과거 이야기를 할 때 정신 연령에 변화가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나영재도 안소희가 진짜로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 커프스를 가지러 간다고 거짓말했던 거야.”
“거짓말을 한 게 심 선생을 찾아가기 위해서였어?”
안소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렇게 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전에 정한 시간에 따르면 오늘 그를 데리고 심서에게 검사를 받으러 가야 했다.
그런데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 몰래 가야 했던 걸까?
“응.”
나영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조금씩 안소희의 한계점을 시험해 보고 있어 심서를 방패로 써먹었다.
“전에 심서가 나에게 불편한 게 있으면 찾아오라고 했었거든.”
안소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심 선생은 왜 나한테 이 얘기를 하지 않은 거지?’
“누나.”
나영재는 안소희의 성격이 조금 종잡을 수가 없었다.
“화가 난 거야?”
“아니.”
안소희는 심서를 찾아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우선 확인할 것이 있었다.
“왜 오늘 같이 가길 기다리지 않고?”
“무서웠어.”
나영재의 그 말은 사실이었다. 다만 말투에는 불쌍함이 조금 가미되어 있었다.
안소희는 의아했다.
‘무섭다니?’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가?”
“내 정신 연령이 얼마나 회복된 건지 몰랐어.”
나영재의 말은 진실이 반 거짓이 반이었다.
“만약 전부 회복한 거라면 분명 더는 날 챙겨주지 않을 텐데 그게 싫었어.”
안소희의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이 슬며시 차올랐다.
대장의 말이 맞았다. 자신을 향한 나영재의 의지는 너무 깊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제때에 알려줘.”
안소희는 그에게 당부를 했다.
“알겠어?”
“응!”
나영재는 고개를 끄덕인 뒤 이내 말했다.
“누나, 방금 전에 말했던 것들로 날 미워하지 않을 거지?”
“응, 미워하지 않아.”
안소희의 마음속에 미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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