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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장

“형, 그거….” 나영우는 커닝을 하고 있는 휴대폰을 보다 그를 쳐다봤다. 나영재는 몸이 흠칫 굳었다. 거의 동시에 그는 자신이 들통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건 뭐가 그거야.” 나 씨 어르신은 그에게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정색하며 말했다. “바둑을 볼 땐 첨언하지 않는 것이 도리인 걸 모르는 것이냐? 방해하지 말거라.” 나영우는 형을 몇 번 더 쳐다봤다. 나영재는 그를 흘깃 쳐다본 뒤 계속해서 바둑을 두었다. 조금의 당황함도 없었다. 그 멘탈은 가히 우수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나영우는 비록 호기심이 동했지만 그렇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은 채 옆에 앉아 이 판이 끝나면 형한테 제대로 물어볼 생각이었다. 앱으로 컨닝을 하는 건 너무 형답지 않은 짓이었다. 나영재는 나 씨 어르신과 오래 두지는 않았다. 딱 세 판을 둔 뒤, 그는 핑계를 대고 그만했다. 이유는 몹시 간단했다. 휴대폰 배터리가 다한 것이다. “오늘 어떻게 된 것이냐?” 나 씨 어르신은 바둑판 위의 바둑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영재는 자연스럽게 반문했다. “왜요?” “오늘 둔 세 판의 기풍이 예전과는 차이가 아주 크구나.” 나 씨 어르신의 두 눈에 복잡한 기색이 어렸다. “게다가 수준도 예전에 한참 못 미치고, 어떻게 된 것이냐?” “비행기를 타느라 지쳤나 봐요.” 나영재는 담담하게 받아쳤다. “마음이 어지러운 탓도 있고요.” ‘절대로 그럴 리가.’ 나 씨 어르신은 듣자마자 그 말을 부인했다. 피곤하다고 해서, 마음이 어지럽다고 해서 기풍이 바뀔 리는 없었다. 이건 완전히 사람이 바뀐 듯했다. “되었다.” 나 씨 어르신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아직도 이전의 일로 화를 낸다고만 생각했다. “가서 푹 쉬거라. 이제 나중에 또 같이 두자꾸나.” 나영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사람은 바둑을 거둔 뒤 더 이어가지 않았다. 나영재는 마당으로 가 바람이라도 쐬려고 했다. 그러나 마당에 있는 의자에 앉자마자 나영우가 건들거리며 다가오더니 의미심장하게 웃는 것이 보였다. 나영재는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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