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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장

나영재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의아해했다. 그는 자신의 형이 무슨 망상이라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할아버지랑 엄마한테는 말하지 마.” 나영재는 아버지가 전에 당부했던 말이 떠올라 내키지 않은 얼굴로 한 마디 덧붙였다. “내가 희야와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해.” ‘희야?’ 나영우는 이번에 진짜로 얼어붙었다. 형은 여태까지 그 누구에게도 이렇게 오글거리는 호칭을 붙인 적이 없었다. 유일하게 들었던 조금 친근해 보이는 것도 그저 세 글자 중 두 글자를 선택한 이름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 글자로만 부르다니.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버지를 언급한 적 없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알아요?” “응.” 나영재는 딱히 숨기려 하지 않았다. 나영우는 그동안 평소와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역시 연륜은 못 속인다고 감탄하고 있었다.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니. 두 사람이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집사가 다가왔다. “큰 도련님, 연청원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안 만나.” 나영재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거절했다. 오기 전에 희야가 소개해 준 대로라면 연청원은 쓰레기가 따로 없었다. 그가 만약 쓰레기와 자주 접촉한다면 희야도 분명 자신이 지금도 쓰레기라고 여길 게 분명했다. 반드시 거리를 두어야 했다. “안 만나긴 뭘 안 만나.” 연청원은 스스로 집 안으로 들어왔다. 두 집안은 늘 사이가 좋았다. “어디서 화풀이야.” “근묵자흑이라는 말이 있어.” 담담한 얼굴로 연청원을 바라보는 나영재의 두 눈에는 거리감과 무시가 담겨 있었다. “난 너같이 인성 나쁜 쓰레기와는 같이 있고 싶지 않아.” 연청원은 어이가 없었다. 그대로 다가온 그는 나영재의 의자에 발길질을 하며 인상을 썼다. “미친 거 아냐? 쓰레기인지 따지려면 너보다 더한 놈이 어딨어? 적어도 난 우기의 몸을 걱정해서 그런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거지만 넌 대놓고 쓰레기였잖아.” “나한테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난 왜 찾아왔어?” 나영재는 그렇게 반문했다. 지금의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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