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5장
“아니, 널 믿어.”
안소희는 불을 켜며 말했다.
“오늘 밤엔 네 방에서 잘 거야, 아니면 다른 빈방에서 잘 거야?”
순간 멈칫한 나영재는 미소 지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의 목적은 희야 누나랑 같이 자는 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난 안 잘래.”
잠시 생각을 한 그는 여전히 순진한 얼굴을 했다.
“난 누나를 지킬래.”
의아해하는 안소희에 나영재는 진지하게 말했다.
“무섭다고 하지 않았어? 누나 침대 곁에 있어 주면서 지켜줄게.”
“필요 없어.”
“희야 누나.”
“네가 있으면 더 무서워.”
안소희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영재는 안소희의 생각 회로를 정말로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안소희가 거짓말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왜?”
“야밤에 깨어났을 때 침대 옆에 앉아 있거나 서있거나 엎드려 있는 사람을 본다면 누구나 깜짝 놀랄 거야.”
안소희의 말은 몹시 일리가 있어 나영재가 빠져나갈 구멍을 완전히 막아뒀다.
“불 켜도 돼.”
“불이 있으면 못 자.”
“희야 누나, 내가 누나를 위해 뭐라도 하게 해줘.”
“너만 괜찮다면 난 그걸로 족해.”
안소희는 내내 담담하게 대꾸했다.
“시간이 늦었어, 얼른 가서 자. 방 두 개 중에 알아서 하나 골라.”
나영재도 자신이 일을 완전히 망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래는 희야에게 붙어 있으려는 것이었지만 중간의 변수로 인해 계획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남은 건 아무거도 없었다.
“희야 누나.”
안소희의 뒷모습을 보던 그가 별안간 소리를 냈다.
그에 안소희가 고개를 돌렸다.
“응?”
“정말로 무서워?”
나영재가 물었다.
“네가 무서워한다면 난 안 무서워.”
안소희는 애매모호한 답을 줬다.
“네가 무섭지 않대도 난 스스로 이겨낼 수 있어.”
말을 마친 그녀는 방으로 돌아갔고 문을 닫아 시야에서 벗어났다.
나영재는 그녀의 문 앞에 섰다. 짓고 있던 위장이 순식간에 완전히 사라지며 길고 가는 두 눈에는 알아볼 수 없는 감정이 번뜩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자신이 지내던 방으로 돌아갔다.
휴대폰을 들다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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