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0장
“다 안소희 때문에 우리가 쫓겨난 거야. 어차피 뒤처리해 줄 사람도 있겠다,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니?”
그 말을 들은 문서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살인은 불법이에요. 안소희는… 먼저 우리를 건드린 적 없잖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안소희가 돌아온 뒤에는 늘 자신들이 먼저 그녀를 건드렸었다.
자신이 그녀의 아버지를 빼앗으려 한 것이었다.
그녀는 안소희가 싫었다. 엄마처럼 자신이 지금 이 지경이 된 건 다 안소희가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 연휴 동안, 이 넓은 별장에서 카드에 찍힌 기다란 숫자를 보자 안소희는 마음속에 되레 죄책감이 차올랐다.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좀 좋은 집안 가지고 싶었다며?”
기예은이 별안간 입을 열었다.
“지금 그런 기회가 눈 앞에 펼쳐졌는데 왜 소중히 하지 않는 거야?”
“엄마….”
문서현은 자신의 관념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집안도 없고 제대로 된 신분도 없으면 너도 결국엔 엄마 같은 꼴이 될 거야!”
기예은은 순간 감정이 폭발했다.
“집에서 지위도 없이 네 아빠가 때리는 대로 맞고 욕하면 들어야 해.”
문서현은 흠칫했다.
기억 속의 아버지가 어머니가 폭행하던 장면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는 앞으로 절대로 아버지 같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준 배경은 또 얼마나 튼튼할까?
“서현아, 엄마는 네가 잘되길 바라.”
기예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차근차근 이야기했다.
“네가 못 하겠다면, 내가 해줄게. 너만 행복하다면 엄마는 뭐든 다 해줄 수 있어.”
문서현은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생각했던 관념들이 엉망이 되었다.
이 순간, 그녀는 별안간 옳고 그름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음속의 모든 감정을 억누른 뒤 끝내 한마디 했다.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그 하세연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이 바닥에서 굴러본 그녀는 명확하게 깨달은 것이 있었다.
흰 종이에 검은 글로 명확하게 써진 약속과 물건이 아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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