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3장
“희야 누나.”
손을 들어 그녀의 눈앞에 흔드는 나영재는 17살과 다를 바 없는 말투를 구사했다.
순간 정신을 차린 안소희는 별다른 말 없이 한 마디 건넸다.
“우선 놀고 있어. 오후에 데리고 가줄게.”
“응.”
안소희가 방으로 돌아가자 나영재는 휴대폰을 꺼내 성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녁의 일에 대해서는 그래도 준비를 해야 했다. 희야의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자리라면 자신의 입장을 보여줘야했다.
전화를 한 번 걸고 또 걸었지만 상대는 전원이 꺼져있었다.
나영재는 아예 성진영의 자료를 뒤져 그의 가족 연락처를 찾아낸 뒤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건 성진영의 아버지였다. 성진영의 사장이라는 말을 듣자 그는 곧바로 호의적인 태도로 휴대폰을 든 채 성진영을 찾았고. 성진영을 혼쭐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망할 자식, 멀쩡한 휴대폰은 왜 꺼놓고 난리야? 사장님이 널 찾는데도 모르고.”
한창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던 성진영은 의아해졌다.
“사장님이요?”
“네 사장님한테서 전화가 왔어.”
성진영은 휴대폰을 그에게 건네며 굳은 얼굴을 했다.
“안 받고 뭐 해?”
성진영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작게 기침을 한 그는 손바닥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자신의 아버지 손에서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크게 심호흡을 한 그는 얌전한 태도로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
“전원을 꺼?”
“휴대폰이 망가져서요. 어제 수리를 맡겼는데 아직 못 받아왔습니다.”
“너희 아버지에게 여쭤봐야 할까?”
“….”
그는 자신의 사장이 기억을 잃었으니 조금은 기어올라도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기억을 잃은 사장님이라도 그의 자료를 단단히 손에 넣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실 필요는 없으세요.”
그는 자신의 거짓말이 사정없이 들통났다는 것을 깨닫고는 정면으로 맞섰다.
“직접 전화하신 건 분부하실 것이 있으신 겁니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오후 5시 전에 서울에 도착해.”
나영재는 자연스럽게 명령을 내렸다.
“오늘 밤의 일만 제대로 처리한다면 이번 일은 더 따지지 않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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