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4장
안소희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장… 혹시 저한테 화나신 거 아니죠?”
“자기야.”
“네?”
“이왕 애칭을 정한 거, 함부로 고치지 마.”
“…”
안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전 그녀는 그저 단순히 대장이라는 두 글자를 말하고 싶지 않아서, 안연희가 추천한 애칭 중에서 무작위로 하나를 골랐을 뿐이다.
아무리 그래도 여보나 아기라고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왜? 설마 기껏 다 부르고 나서 버리겠다는 거야?”
진이준은 안소희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 말에 안소희는 어리둥절했다.
이 말은 아무래도 듣기에 조금 이상했다.
진이준은 그녀의 얼굴을 주무르며 나지막하고 섹시한 말투로 말했다.
“네 이런 행동을 보아하니 나중에 결혼해서도 나몰라라 할까 봐 걱정이야.”
그 말에 안소희는 잠시 멈칫했다.
진이준의 시선은 안소희에게 떨어졌다. 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호칭을 바꾸라고 고집을 부렸다.
“나를 뭐라고 부를 생각이야?”
“대장이요.”
“여전히 대장?”
“자기야는 어딘가 이상해요.”
안소희는 자기야라는 호칭이 아직은 입에 달라붙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무슨 영감이 떠올랐는지 두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
“혹시 무슨 별명 있어요? 차라리 별명을 부르는 건 어때요?”
그 말에 진이준은 잠시 머뭇거렸다.
“아니.”
별명, 절대 안소희에게 들키면 안된다. 별명을 부르느니 차라리 대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정말 없어요?”
안소희는 무엇인가 조금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준이가 별명이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진이준은 아무렇게나 별명을 하나 지어냈다.
“우리 부모님은 모두 그렇게 불러.”
안소희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닌데…”
“뭐?”
“삼촌은 ‘이 자식’ 이렇게 부르던데요?”
그 말에 진이준은 기가 막혀 허허 웃었다. 그러다가 그는 안소희의 희고 도자기 같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목소리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위험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나를 ‘이 자식’이라고 부르겠다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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