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7장
“이렇게 매정하다고?”
이건 유정원이 한번도 상상해본적이 없는 대답이었다.
“더 이상 우기의 생활을 방해하지 마.”
나영재는 이번에 웃음기를 쏙 뺀 얼굴로 진지하게 말했다.
“소희가 없었다면 우기 씨의 아이는 이미 너의 각종 다양한 수단으로 인해 일찌감치 없어져버렸을 거야. 네가 우기 씨 앞에 나타나는 건, 우기 씨로 하여금 과거의 일을 떠올리게 할 뿐이야. 우기 씨는 소희처럼 모든 걸 떨쳐버릴 수 있는 성격도 아니고 그만한 베짱도 없어. 그러니까 우기 씨가 잘 지낼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야.”
유정원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영재는 전부 옳은 말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정원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에 따르면 그는 그때 틀림없이 아이를 없애버렸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가 우기 뱃속에 있는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의심했던 것은 둘째치고, 그 사람이 그 아이가 우기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알려준 것만으로도 유정원은 그 아이를 없애버리려고 마음 먹었을 것이다.
“그래도 난 아이 아빠야.”
유정원은 입술을 꾹 오므렸다. 왠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넌 우기 씨가 일찍이 아이를 없애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어?”
나영재는 유정원의 가슴을 찌르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네가 항상 그녀를 만나러 가 그녀의 삶에 고통을 준다면 그녀는 아마 그때 자신의 결정을 후회할 거야.”
그 말에 유정원은 잠시 멈칫했다. 순간, 그의 수심에 찬 미간이 더욱 굳어졌다.
‘정말 상처가 그렇게 큰 건가?’
“그럼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태어나면 매달 꼬박꼬박 양육비를 보내도록 해. 아끼지 말고 많이 줘.”
나영재는 유정원에게 방법을 제안했다.
그 소리에 유정원은 퉁명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
‘그 말은 내가 인색하단 소리야?’
“그럼 너는?”
유정원은 다시 말을 돌렸다.
“소희 씨는 이미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는데 계속 서울에 남아있을 거야?”
“아직 해야 할 일이 끝나지 않았어.”
“무슨 일인데?”
“너랑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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