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9장
“소희가 처음 이혼 얘기를 꺼냈을 때, 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해?”
나씨 어르신은 지나간 일을 들추기 시작했다.
“영재가 길을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버지라는 사람이 영재를 일깨워주지도, 혼내주지도 않았어.”
그 말에 나기훈은 잠시 멈칫했다. 이 일은 확실히 그때 잘 처리하지 못했었다.
그때 그는 한마디, ‘설마 소희를 그 아이의 대역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라는 말을 했었다. 그는 나영재에게 첫사랑이 있다는 것만 알뿐 자세히 알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그 말이 정말 나영재와 안소희의 이혼을 초래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기훈은 그때 진작에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때 분명히 그를 설득했을 거라고 후회하고 있었다. 그는 나영재와 안소희는 인연이 깊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할 인연일 뿐이다.
“영재 엄마가 도대체 뭘 보고 너를 좋아했는지 모르겠어.”
나씨 어르신은 차마 손자는 욕하지 못하고 아들을 욕하기 시작했다.
“나랑 네 엄마는 서로를 끔찍하게 사랑하는데 어떻게 이런 쓰레기 같은 아들을 낳은 거지?”
“그 수식어는 영재와 어울리지, 저랑은 어울리지 않아요.”
나기훈은 노련하게 한마디했다.
“영재는 정말 쓰레기 중에서도 쓰레기에요. 저도 어찌할 방법이 없네요.”
“네가 잘 가르치지 못한 거야.”
“네, 맞아요.”
“…”
나기훈은 확실히 욕을 먹는 건 자기가 아닌, 나영재에게 훨씬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는 욕을 먹어본 적이 하도 오래돼서 갑자기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무슨 말을 해도 욕을 먹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영재한테 가보겠습니다.”
나기훈이 말을 돌렸다.
“왜? 나랑 말하는 게 귀찮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거야?”
나씨 어르신은 오늘 나기훈의 트집을 잡을 것이 확실했다.
“바둑이라도 같이 두실래요?”
나기훈은 그런 말을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어떨 때, 아버지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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