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0장
나기훈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의 속셈을 꿰뚫어보지 않고 그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네가 NA 그룹을 도맡은 이후로부터 이 정원에 앉아 있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아. 오늘은 왜 이렇게 한가하고 여유롭게 있는 거야?”
“마음을 안정시키려고요.”
나영재는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마음이 심란해?”
“그럭저럭 괜찮아요.”
“나한테도 솔직하게 말 하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께서 저한테 가보라고 하신 거예요?”
나영재는 대화 주제를 돌렸다.
“그래, 네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 네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아보였는지 나한테 너랑 얘기 좀 하고 오라고 하더군.”
나기훈은 다리를 포개고 앉아 찻잔을 매만지고 있었다.
“이 일 때문에 나를 꾸짖기도 했지.”
“네.”
나영재가 조용히 말했다.
“네?”
“위로가 필요하세요?”
나영재가 되물었다.
그 말에 나기훈은 차를 한 모금 가볍게 마신 후 나영재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나야 위로가 필요 없지. 정작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바로 너야.”
“저도 필요 없어요.”
“네 상태는 아니라고 말하는 거 같은데?”
“제 컨디션은 괜찮습니다. 그저 너무 오래 걸었더니 피곤한 탓에 과거에 잘못 걸었던 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려고 하는 겁니다.”
나영재는 목소리를 낮추며 천천히 말했다.
“생각을 마친 다음에 제 길을 스스로 걸어갈 겁니다.”
“잘 생각해볼 수 있겠어?”
나기훈이 물었다.
다른 일이라면 나기훈은 매우 안심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나영재는 어려서부터 사람을 속 태우지 않았었다. 하지만, 감정적인 면에서 그는 여전히 나영재가 원래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예전에 잘못한 일이 황당하면 할 수록 지금 많이 후회할 것이다.
“잘 생각해보겠습니다.”
나영재는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나기훈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천천히 생각해, 서두르지 말고. 그동안 할아버지와 엄마는 너를 재촉하지 않을 거야.”
나기훈이 그에게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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