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9장
"그러면 왜 멈췄어요.”
안소희의 마음은 복잡했다.
진이준은 그녀를 품에 안으며 되물었다.
"왜겠어?”
안소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이유를 알았다면 묻지 않았을 것이다.
"콘돔이 없어."
진이준은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이유를 말했는데, 짙은 검은 눈동자에는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이 솟구쳤다.
"그래서 검증할 수 없어.”
안소희는 침묵하였다.
그녀는 줄곧 이 일에 좀 신경 썼다.
진이준이 싫어할까 봐 걱정했다.
"안전기에요."
이 순간 감정은 이성을 이겼고 그녀는 이 말을 내뱉었다.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 해도 안소희는 이런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안전기라 해도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안 돼."
차라리 혼자 참고 말지 진이준은 일에 있어서 단호했다.
"안전기여도 임신이 될 수 있으니, 정식으로 혼인 신고를 하기 전에 이렇게 함부로 하면 안 돼.”
"며칠 후면 아버지를 뵈러 가요.”
안소희는 평소의 이성과 냉담함이 사라지고 인간미가 좀 생겼다.
"3개월 안에 혼인 신고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임신해도 괜찮다는 뜻이었다.
진이준은 눈썹을 치켜올렸고 목소리는 점점 가라앉았다.
"그렇게 날 시험하고 싶어?”
"네."
안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봤자 소용없어."
진이준의 자제력은 항상 좋은 편이었고 이 일이 안소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내일 콘돔을 산 후에 천천히 검품하시죠.”
안소희는 입술을 깨물었고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사람이 이렇게 차분하다고?
"내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안소희는 한마디 했다. 자신만만한 사람인데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거예요?”
진이준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아?’
‘이 녀석은 내가 얼마나 고생하며 참고 있는지 모르는 건가?’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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