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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장

10시 2분이 되었을 때 심서가 도착했다. 성진영과 함께 나영재가 있는 2층 서재로 올라가는 길에 심서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어요? 웬일로 잠에 들기 위해 최면을 걸어달라고 했대요?” 심서는 전에는 아무리 설득을 해도 들은 체도 하지 않던 나영재가 오늘 먼저 연락을 했다는 게 아직도 얼떨떨했다. “깨달음을 얻으셨나 봐요.” 성진영은 말을 아꼈다. 나영재가 연청원과 무슨 대화를 나눈 건지 그도 알지 못했다. 그저 차에서 안소희가 이사를 한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그 외에는 그도 몰랐다. “제발 그래야 할 텐데요.” 심서도 나영재가 걱정되긴 마찬가지였다. 성진영은 심서를 2층 서재까지 안내한 뒤 두 사람을 위해 서재의 문을 닫아주었다. 나영재는 평소와 다름없이 담담한 얼굴이었다. 심서는 다짜고짜 최면을 걸지 않고 그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그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네가 완벽하게 협조해 줘야 좋은 최면을 걸 수 있어. 네가 의식적으로 반항하면 효과는 미미해.” “나도 알아.”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었어?” “그냥 오늘 밤은 푹 자고 싶어서.” 나영재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간단한 말 속에서 심서는 나영재가 진정으로 깨달음을 얻은 게 아니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소파에 깊게 몸을 묻은 채 산만하게 앉아 있는 그의 주변 공기가 무거웠다. “지난 일은 모두 집착이야. 두 사람 이제 서로 빚진 거 없어. 그러니까 자꾸 과거에 얽매여서 자책할 필요 없다는 말이야.” “그런 거 아니야.” 나영재가 짧게 대답했다. 자책이 아니었다. 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지난날의 크고 작은 후회였다. 왜 처음부터 진정한 사랑을 몰라봤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고 또 밀려왔다. 심서는 나영재가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깨닫고 최면을 걸 준비를 했다. “준비해. 최면 걸게.” 나영재는 심서의 말대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반듯이 누웠다. 이번 최면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나영재가 전반 과정에 협조적인 태도를 취해서인지 고작 십여 분 만에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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