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8장
“돌아가 쉬세요.”
심서는 아무래도 나영재와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할 것만 같았다.
“앞으로 며칠 동안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푹 쉬라고 하세요. 심리 상담은 제가 할게요.”
성진영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소용없다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나영재는 늘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는 사람이었다. 전 회장님의 말도 듣지 않고 여사님도 못 말리는 데 심서가 그를 움직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심서의 강인한 태도를 보아하니 대표님과 단판이라도 지을 모양이었다.
“알겠습니다.”
성진영은 마지못해 대답하면서도 혹여나 무슨 사고라도 생길까 봐 염려되어 덧붙였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빨리 달려오겠습니다.”
심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저녁 그는 나영재의 별장에서 잠을 청했다.
이튿날 잠에서 깬 나영재는 심서를 보고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물을 벌컥벌컥 마신 뒤에야 입을 열었다.
“이제 돌아가 봐.”
“급한 것 없어.”
나영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심서를 바라보았다.
“얘기 좀 하자.”
심서는 소파에 앉으며 나영재의 신체검사 진단서를 테이블 위로 던졌다.
“이것 좀 봐봐.”
서류인 줄 알고 받아 든 나영재는 그게 자기의 신체검사 진단서인 것을 확인하고 잠시 멈칫했다가 한장 한장 뒤로 넘겨보았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은 그는 진단서를 다시 테이블 위로 내려놓으며 여느 때처럼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넌 뭐 할 말 없어?”
“뭔 말.”
“무슨 말일 것 같아?”
심서가 되물었다.
“글쎄.”
마치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나영재가 감흥 없는 목쇨로 말을 이었다.
“더 할 말 없으면 짐 챙겨서 돌아가. 나 출근해야 해. 한가하게 너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
심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어깨를 힘껏 아래로 눌렀다.
“앉아!”
나영재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졌다.
“불과 두 달 사이에 수치가 눈에띄게 나빠졌어.”
나영재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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